'근시'(myopia or nearsightedness) 궁금증 풀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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근시는 아주 흔한 눈의 굴절 이상으로, 멀리 있는 물체가 흐릿하게 보이는 상태를 말합니다. 가까운 것은 잘 보이지만, 멀리 있는 것을 보려면 눈을 가늘게 뜨거나 찡그리게 되는 경험, 아마 많은 분들이 해보셨을 텐데요, 이것이 바로 근시의 대표적인 증상입니다.
□ 근시란 무엇일까요?
우리 눈은 카메라와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. 빛이 눈에 들어와 각막과 수정체를 통과하면서 굴절되어 망막이라는 부위에 초점을 맺어야 선명하게 볼 수 있습니다. 정상적인 눈은 이 초점이 망막에 정확히 맺히지만, 근시의 눈은 초점이 망막보다 앞쪽에 맺히게 됩니다.
이 때문에 멀리 있는 사물의 상이 망막에 도달하기 전에 흐릿하게 보이는 것입니다. 마치 카메라 렌즈의 초점이 맞지 않아 사진이 흐릿하게 나오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이해하기 쉬울 거예요.
□ 근시는 왜 생기는 걸까요?
근시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.
* 안축장의 증가 (축성 근시): 눈의 앞뒤 길이, 즉 안축장이 정상보다 길어지는 경우입니다. 마치 풍선이 앞뒤로 길게 늘어난 것처럼 눈의 길이가 길어지면 망막이 뒤로 밀려나 초점이 망막 앞에 맺히게 됩니다. 대부분의 근시는 이 안축장 증가로 인해 발생하며, 특히 성장기에 눈이 계속 성장하면서 근시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. 유전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하며, 부모가 근시인 경우 자녀에게 근시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집니다.
* 굴절력의 증가 (굴절성 근시): 각막이나 수정체의 굴절력이 너무 강한 경우입니다. 각막은 눈의 가장 바깥쪽 투명한 막이고, 수정체는 각막 뒤에 위치한 볼록렌즈와 같은 구조물입니다. 이 각막과 수정체가 빛을 너무 많이 굴절시키면 초점이 망막 앞에 맺히게 됩니다. 굴절성 근시는 축성 근시보다는 덜 흔하며, 주로 각막의 모양이나 수정체의 이상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.
그 외의 근시 발생 요인:
* 환경적인 요인: 최근 연구에서는 유전적인 요인 외에도 환경적인 요인이 근시 발생과 진행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. 특히, 근거리 작업의 증가와 야외 활동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.
* 근거리 작업 증가: 스마트폰, 컴퓨터, 책 등을 가까이에서 오래 보는 습관은 눈이 계속 가까운 거리에 초점을 맞추도록 강요하게 되어 근시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. 특히 성장기 어린이들의 경우, 눈의 성장이 근거리 작업 환경에 적응하면서 안축장이 길어지는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.
* 야외 활동 부족: 햇빛은 눈의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. 야외 활동을 통해 햇빛에 충분히 노출되면 근시 진행을 늦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. 햇빛이 망막에서 도파민 분비를 촉진하여 안축장 증가를 억제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. 2025년 현재, 야외 활동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으며, 특히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하루 2시간 이상 야외 활동을 권장하는 추세입니다.
□ 근시의 증상은?
근시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바로 멀리 있는 것이 흐릿하게 보이는 것입니다. 다음과 같은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.
* 멀리 있는 글씨나 사물이 잘 안 보인다: 학교 칠판 글씨가 잘 안 보이거나, TV 자막이 흐릿하게 보이거나, 운전 중 표지판이 잘 안 보이는 등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.
* 눈을 가늘게 뜨거나 찡그리게 된다: 흐릿하게 보이는 것을 조금이라도 더 잘 보기 위해 눈을 가늘게 뜨거나 찡그리는 행동을 자주 하게 됩니다. 눈을 가늘게 뜨면 눈꺼풀이 빛을 모아주는 핀홀 효과 때문에 일시적으로 상이 선명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,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.
* 눈의 피로감을 쉽게 느낀다: 흐릿한 상을 보기 위해 눈에 힘을 주거나 찡그리는 행동을 반복하면 눈 근육이 쉽게 피로해지고, 눈이 뻑뻑하거나 아픈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.
* 두통: 눈의 피로가 심해지면 두통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. 특히 장시간 근거리 작업을 하거나 책을 오래 읽을 때 두통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.
* 어린이의 경우 눈을 자주 비비거나 TV나 책을 가까이에서 보려고 한다: 어린이는 자신의 시력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. 따라서 아이가 눈을 자주 비비거나 TV나 책을 지나치게 가까이에서 보려고 한다면 근시를 의심해 보고 안과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.
□ 근시는 어떻게 진단하나요?
근시는 안과에서 간단한 시력 검사를 통해 쉽게 진단할 수 있습니다. 주요 검사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.
* 시력 검사: 가장 기본적인 검사로, 시력표를 이용하여 현재 시력을 측정합니다. 교정 시력과 나안 시력을 모두 측정하여 근시의 정도를 파악합니다.
* 굴절 검사: 자동 굴절 검사기나 검영기를 사용하여 눈의 굴절력을 측정합니다. 근시, 원시, 난시 등의 굴절 이상 종류와 정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.
* 세극등 현미경 검사 및 안저 검사: 눈의 앞부분 (각막, 수정체)과 뒷부분 (망막, 시신경)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검사입니다. 근시 외에 다른 안질환이 있는지, 고도 근시로 인한 합병증이 발생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필요합니다.
□ 근시 치료 및 교정 방법은 무엇이 있나요?
근시 자체를 완전히 없애는 치료법은 현재까지는 없습니다. 하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시력을 교정하여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.
* 안경: 가장 보편적이고 안전한 근시 교정 방법입니다. 오목렌즈를 사용하여 빛을 굴절시켜 초점이 망막에 정확히 맺히도록 도와줍니다. 안경은 착용과 관리가 간편하고,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.
* 콘택트렌즈: 안경과 마찬가지로 오목렌즈를 사용하여 시력을 교정하는 방법입니다. 안경보다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고, 활동적인 사람들에게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. 하지만 렌즈 관리의 번거로움과 감염의 위험이 있을 수 있으므로 위생 관리에 신경 써야 합니다. 최근에는 근시 진행 억제 효과가 있는 특수 콘택트렌즈 (드림렌즈, 마이오스마트 콘택트렌즈 등)도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.
* 굴절 교정 수술 (시력 교정 수술): 레이저를 이용하여 각막을 깎아 굴절력을 변화시켜 근시를 교정하는 수술입니다. 라식, 라섹, 스마일 라식 등 다양한 종류의 수술이 있으며, 수술 후 안경이나 콘택트렌즈 없이도 좋은 시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. 하지만 수술이기 때문에 부작용의 위험이 있을 수 있으며, 모든 사람에게 적합한 것은 아닙니다. 수술 가능 여부와 종류는 안과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 후 결정해야 합니다.
* 약물 치료 (저농도 아트로핀 점안): 어린이 근시 진행 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저농도 아트로핀 점안액을 사용하는 방법입니다. 안축장 증가 속도를 늦춰 근시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, 일시적인 눈부심, 흐린 시력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. 반드시 안과 전문의의 처방과 감독 하에 사용해야 합니다.
* 기타 방법 (드림렌즈, 특수 안경 렌즈 등):
* 드림렌즈 (Ortho-k lens): 특수 콘택트렌즈를 밤에 착용하여 각막 모양을 변화시켜 낮 동안 안경이나 콘택트렌즈 없이 시력을 유지하는 방법입니다. 근시 진행 억제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. 주로 성장기 어린이의 근시 진행 억제를 위해 사용됩니다.
* 특수 안경 렌즈 (마이오비전 렌즈, 미요 스마트 렌즈 등): 일반 안경 렌즈와 달리 주변부 망막에 빛이 맺히는 방식을 조절하여 근시 진행 억제 효과를 나타내는 특수 렌즈입니다.
□ 고도 근시는 위험한가요?
근시는 시력 교정으로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지만, 특히 고도 근시의 경우에는 단순히 시력 문제뿐 아니라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. 고도 근시는 일반적으로 -6디옵터 이상의 근시를 의미합니다.
고도 근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주요 합병증은 다음과 같습니다.
* 근시성 망막변성 (Myopic Maculopathy): 망막, 특히 중심 시력을 담당하는 황반 부위에 변성이 생기는 질환입니다. 시력 저하, 시야 왜곡, 중심 암점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, 심한 경우 실명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.
* 망막 박리 (Retinal Detachment): 망막이 안구 벽에서 떨어져 나가는 질환입니다. 시력 상실을 유발할 수 있는 응급 질환으로, 즉시 치료가 필요합니다. 고도 근시는 안축장이 길어지면서 망막이 얇아지고 약해져 망막 박리 발생 위험이 높아집니다.
* 녹내장 (Glaucoma): 시신경이 손상되어 시야가 좁아지는 질환입니다. 고도 근시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녹내장 발생 위험이 높으며, 특히 개방각 녹내장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.
* 백내장 (Cataract): 수정체가 혼탁해져 시력이 저하되는 질환입니다. 고도 근시 환자는 백내장이 더 빨리, 더 흔하게 발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.
□ 근시 예방 및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?
근시를 완전히 예방하는 것은 어렵지만, 생활 습관 개선과 적극적인 관리를 통해 근시 발생 위험을 줄이고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습니다.
* 야외 활동 시간을 늘리기: 하루 2시간 이상 야외에서 햇빛을 쬐는 것이 근시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. 특히 성장기 어린이들은 충분한 야외 활동을 통해 눈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.
* 근거리 작업 시간 줄이기: 스마트폰, 컴퓨터, 책 등 근거리 작업을 장시간 지속하는 것을 피하고, 30~40분 근거리 작업 후에는 10~15분 정도 먼 곳을 바라보며 눈을 쉬게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.
* 올바른 자세 유지: 책이나 스마트폰을 볼 때 너무 가까이에서 보지 않도록 하고,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눈의 피로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.
* 정기적인 안과 검진: 최소 1년에 한 번, 또는 안과 의사의 권고에 따라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아 시력 변화를 확인하고, 필요에 따라 적절한 교정 및 관리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. 특히 어린이의 경우, 근시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으므로 정기 검진을 통해 근시 진행 여부를 확인하고, 필요한 경우 저농도 아트로핀 점안, 드림렌즈, 특수 안경 렌즈 등 근시 진행 억제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.
□ 마무리
근시는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흔한 눈 질환이지만, 적절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시력 저하뿐 아니라 심각한 눈 질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. 정기적인 안과 검진과 올바른 생활 습관을 통해 근시를 예방하고 관리하여 건강한 눈을 유지하시길 바랍니다. 만약 시력 저하, 눈의 피로, 두통 등 근시 의심 증상이 나타난다면, 주저하지 말고 안과를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과 상담을 받아보시는 것이 중요합니다.
눈 건강 관리 잘 하세요!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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